그녀는 무엇을 그렇게 쳐다보고 있을까.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걸까? 뛰어오는 친구를 기다리는 걸까? 그림을 그리면서 별 생각을 다 한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기다리던 때가 있었나? 그건 언제였지?
사람을 만나는 것이 두려워져서 숨어 지내는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졌다. 그래서 불안하다. 이런 시간이 지날수록 더 불안해진다.
그런데 어쩌면
어쩌면
정말 어쩌면
나는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기다리는 일보다는, 그보다는 먼저 내가 나 자신을 만나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내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고 회피하지 않고 그냥 만나기 위해 기다려주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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