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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박물관/색연필과 물감

물감으로 그린 작은 카페

by 모먼트페인터 2021. 2. 24.

오랜만에 포스터 칼라 물감통의 뚜껑을 열었다. 물통에 물 받아놓고 스케치만 해 놓은 채 정작 색칠할 의욕이 솟지 않아 그림을 방치해놓길 며칠 째.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싶어서 붓을 들었다. 역시 재밌다. 2시간은 금방 간다. 이번에 붓을 화홍 평붓으로 바꾸고 나니 훨씬 색칠이 수월했다. 그전에 쓰던 붓은 값싸게 주고 산 거라 털이 잔뜩 빠졌는데 이 붓은 물감도 잘 머금기도 하면서 털도 안 빠져서 정말 좋았다.

 

이렇게 스케치만 해두고 몇일을 방치했다. 

  스케치 속 카페 사장님이 나를 많이 그리워했을듯. 미안해요 사장님. 지난 며칠 동안 자꾸 기분이 다운되고 귀찮아져서 그림을 마무리할 수 없었다. 그놈의 완벽주의에 또 빠져드는 기분이었다. 다행히 오늘 정신을 차리고 붓을 들어서 일단 칠하기 시작했는데 결과물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역시 포기하지 않길 잘했다.

 

귀여운 작은 카페

1평 남짓한 크기의 건물에서 커피를 팔고 있는 콧수염 사장님의 카페 사진이 정말 귀여워서 그리고 싶었다. 내 손만 한 종이에 열심히 그려 놓고 나서 벽에 테이프로 붙여놓으니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한쪽 벽에 내가 그린 그림들이 하나씩 붙여져 갈 때마다 얼마나 뿌듯하던지.

 

이 카페는 컵케익과 커피를 판다. 집 앞이나 출퇴근길에 이런 카페 하나만 있어도 왠지 설렐 것 같다. 양 손에 컵케익 하나,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잔 들고 저 사장님의 따뜻한 미소를 본다면 마치 드라마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아. 작업 책상 앞 벽면에 그림을 붙여놓고 혼자 행복한 상상에 빠진다.